초등학교 입학을 하자마자 체계적인 영어 학습을 위해
아이를 대형 어학원 파닉스 과정에 입학시켰다.
생각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즐겁게 2년을 보내던 어느날
같이 하던 선생님이 국제학교로 가게되시면서 다른 선생님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시기에 하필 학원 레벨도 높아지면서
문법과 영작을 위주로 수업이 바뀌게 되었다.
반친구들 끼리 2년동안 똘똘 뭉쳐서 굉장한 친분이 있음에도
늘어난 양의 숙제와 잘하는 특정 아이만을 이뻐하는 선생님의 태도로
아이에게 즐거웠던 영어는 더이상 하기 싫은 과목이 되어있었다..
그로 인해 급성 위염과 신경성 대장증후군까지 생기면서
음식 거부까지 오면서 부모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선생님이 바뀌고 2달이 지나고서야
우리는 심각성을 깨닫고 3가지 이유로 과감히 학원을 그만두기로 했다..
1. 선생님과 아이의 학습방식이 맞지 않았다.
아이는 학습속도가 빠른 편이 아니었다.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다보니 대충 외우고 넘기는 것이 잘 안되었다.
그러나 학원의 진도와 아이들간의 학습속도 차이로 인해 선생님은 빠르게 가리치는 성향이 있었다.
아이는 밤 늦게까지 숙제를 하는 모습도 있을 정도로 처음 한달은 어떻게든 쫓아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첫 상담 전화에서도 아이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가정에 신경써 달라는 요청이 있으셨다.
문제는.. 여태까지 아이가 주도적으로 숙제를 하던 부분이 있어 갑자기 개입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밤 9시가 넘어 집에 도착하는 나로써는 학습 공백을 채우는건 더욱 버거운 일이었다.
그래서인가 아이는 점차 지쳐갔고.. 가정사정을 잘 모르는 선생님은 아이를 압박하고 혼을 내기 시작했다.
2달째가 되니 아이는 학원가는 것조차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2. 문법을 배워야한다는 필요성을 아이가 깨닫지 못했다.
문장 만들기도 아직 잘 안되는 입장에서 어학원 진도상 "문법"이 시작되었다.
주어,동사, 형용사, 부사..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고 동사의 유형들을 배워나가게 되었다.
문제는 이 모든 설명은 거의 영어로 이루어지다보니 생소한 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집중해서 문법만 하는 것도 아니여서 아이는 점점 문법의 늪에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단수명사에 붙이는 s, be동사의 특성에 대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선생님이 몇차례 질문을 했지만 그런질문을 왜 하냐는 핀잔을 받았다고 했다.
아이는 궁금한 것을 확실히 물어보는 성향이 강했고 여태까지는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답변들을 들어왔던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부분에 있어 오히려 선생님으로 부터 핀잔을 듣게 되면서 아이의 마음에는 상처가 남게 되어버렸다.
아마 선생님께서도 집요하게 질문하는 아이가 많지 않고 진도 등 상황이 여이치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3. 동기애로 뭉치던 친구들마저 떠나고 있었다.
같은 학교에서 1학년때부터 같이 다니던 친구와 반이 같았다.
올해 처음 둘이 같은 반이 되면서 더욱 친해지고 영어학원을 다니는 즐거움 마저 생겨났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한달만에 선생님을 견디지 못하고 학원을 떠나버렸다.
억지로 버티고 있던 아이는 한편으로는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도 이 이상은 힘들다..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도 하던 패턴이 있으니 조금만 버텨보자고 여러차례 설득해 나가고 있었는데..
또 다른 친구가 그만두었다.. 더이상 아이도 학원을 가는 마지막 즐거움이 사라졌다는 표현을 했다.
반을 바꿀수도 있었지만
아이의 상처가 생각보다 커서인지 그 학원을 가는 것 만으로도 숨이 막힌다는 표현을 했다.
슬픈 현실은 영어 자체에 거부도 생기게 되면서..지금은 우선 학원을 모두 그만둔 상태이다.
아이의 마음이 단단해질때까지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시간을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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